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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 게임 구독료와 인게임 재화 인상 릴레이가 만든 소비 균열

집필: EC21R&C 안희정 책임연구원

주요 내용 요약

2025년 게임 구독 시장의 무게중심은 저렴한 대체재에서 프리미엄 멤버십으로 옮겨갔다. 마이크로소프트는 2025년 10월 게임 패스 얼티밋 월요금을 19.99달러(약 2만 9,385원)에서 29.99달러(약 4만 4,085원)로 50% 인상했는데, 이는 소니 플레이스테이션 플러스 프리미엄 연요금의 약 2.25배 수준이다. 배경에는 〈콜 오브 듀티: 블랙 옵스 6(Call of Duty: Black Ops 6)〉 데이 원 출시로 포기한 약 3억 달러(약 4,410억 원) 매출과 관세, 인플레이션, 메모리칩 가격 급등 등 수익성 압박이 있었다. 다만 〈아우터 월드 2〉의 79.99달러(약 11만 7,585원) 정가 시도는 이용자 반발에 부딪혀 69.99달러(약 10만 2,885원)로 철회됐고 환불까지 제공돼, 새 기준가의 즉시 정착에는 실패했다.

정찰가 인상 외에 덜 눈에 띄는 가격 조정도 동시에 진행됐다. 에픽게임즈는 2026년 3월 〈포트나이트〉 V-Bucks 동일 금액 지급량을 1,000에서 800으로 줄였고, 4월 〈폴가이즈〉에도 같은 조정을 적용했다. 게임 패스 얼티밋 구독자에게 주던 〈콜 오브 듀티〉 추가 콘텐츠 10% 할인도 요금 인상과 함께 사라졌다. 영미권 매체들이 이를 식품업계 용량 축소에 빗대 슈링크플레이션으로 규정한 이유다. 이용자 반발은 가격표보다 더 적게 주고 더 많이 남기려는 구조에 더 강하게 쏠렸는데, 같은 돈으로 받는 것이 줄었을 때 불신이 더 빠르게 쌓인다는 점을 여러 사례가 보여줬다.

결과는 붕괴가 아닌 양극화였다. 서카나(Circana) 집계에서 2025년 미국 게임 구독 지출(모바일 제외)은 전년 대비 최대 27% 늘었다. 그러나 월스트리트저널이 인용한 같은 자료에서 미국 18~24세 게임 지출은 25% 감소했고, 25세 이상은 5% 미만 감소에 그쳤다. 지출 여력이 있는 이용자는 인상에도 서비스에 남아 매출을 떠받쳤지만, 지출 여력이 좁아진 젊은층은 신작 정가 구매 대신 F2P와 할인 타이틀로 이동했다. 가격에 민감한 젊은층 이탈이 빨라질수록 다음 세대 핵심 이용자 기반이 얇아진다는 위험이 뒤따르고 있는 것이다.

게임 패스 50% 인상과 AAA 정가 실험의 충돌

구독료 인상의 배경, 콘텐츠 투자와 수익성의 딜레마

마이크로소프트가 2025년 10월 게임 패스(Game Pass)를 개편하면서 얼티밋(Ultimate) 플랜 월요금을 19.99달러(약 2만 9,385원)에서 29.99달러(약 4만 4,085원)로 인상했다. 이는 연환산 기준 359.88달러(약 52만 9,024원)로,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 플러스 프리미엄(PlayStation Plus Premium)의 12개월 요금인 159.99달러(약 23만 5,185원)보다 약 2.25배 비싸다. 이는 게임 패스가 더 이상 저렴한 대체재가 아니라 사실상 프리미엄 멤버십으로 재정의됐다는 뜻이다. 인상 직전인 2025 회계연도에 게임 패스 연매출이 처음으로 약 50억 달러(약 7조 3,500억 원)에 도달했지만, 보도에 따르면 〈콜 오브 듀티: 블랙 옵스 6(Call of Duty: Black Ops 6)〉를 출시 첫날부터 게임 패스에 포함시킨 결과, 정가를 내고 별도로 구매해야 할 신작을 구독자라면 추가 비용 없이 바로 플레이할 수 있게 됐고, 정가 판매로 거뒀을 약 3억 달러(약 4,410억 원)의 매출을 사실상 포기한 것으로 내부 추산됐다. 매출은 늘었지만 그만큼 잠식된 수익도 함께 커진 셈이다.

GAME PASS Ⓒ글로벌 이코노믹

관세와 거시 환경의 압박도 겹쳤다. 로이터(Reuters)는 2025년 5월과 9월 두 차례에 걸쳐 엑스박스(Xbox) 콘솔 가격 인상을 관세와 불확실한 소비 환경에 연결해 보도했고, 소니는 2026년 3월 AI 수요가 밀어 올린 메모리 칩 가격을 이유로 플레이스테이션 5(PS5) 가격을 재차 올렸다. 닌텐도(Nintendo)는 2025년 4월 관세 영향을 재평가하기 위해 미국 내 스위치 2(Switch 2) 예약판매를 일시 연기하기도 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게임 가격 인상 또한, 단순히 개발비 문제만이 아닌 하드웨어, 공급망, 거시환경의 압박이 동시에 누적된 결과로 해석된다.

해지 급증 속에서도 구독 총지출은 올랐다, 가격 저항과 역설

인상 발표 직후 이용자 반발은 즉각적이었다. 게임 패스 해지 페이지는 트래픽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제대로 열리지 않을 정도였고, 마이크로소프트는 일부 국가에서 기존 자동갱신 가입자에 대한 인상 적용을 미루는 조치를 취했다. 게임 단품 가격에서도 같은 저항이 나타났다. 대형 개발사들이 수년간 유지해 온 69.99달러(약 10만 2,885원) 기준을 깨고 79.99달러(약 11만 7,585원)를 새 표준으로 굳히려는 시도가 있었는데, 마이크로소프트 산하 스튜디오인 옵시디언(Obsidian)이 개발한 〈아우터 월드 2(The Outer Worlds 2)〉가 그 첫 적용 사례가 되면서 이용자 반발이 집중됐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옵시디언은 결국 가격을 69.99달러(약 10만 2,885원)로 되돌리고, 이미 더 비싸게 예약구매한 이용자에게는 환불을 제공했다. 새로운 기준가가 시장에 정착하는 데 실패한 셈이었다.

The Outer Worlds 2 ⒸSTEAM

그러나 해지 급증과 예약 취소에도 구독 지출 총액 자체는 오히려 올랐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서카나(Circana) 집계에서 미국 게임 구독 지출(모바일 제외)은 2025년 5월 월간 최고치를 찍었고, 2025년 1~7월 누계로는 전년 대비 19% 늘었다. 2025년 연간 수치도 전년 대비 20% 증가했고, 2026년 2월에는 27%까지 올랐다. 그러나 이는 전체적인 구독 수요가 늘어난 것이라기보다, 가격 인상을 감내할 여력이 있는 이용자들이 서비스에 남아 지출을 이어간 결과로 읽힌다.

가격표 뒤에 숨은 인상, 인게임 재화의 슈링크플레이션

V-Bucks 지급량 축소와 구독 혜택 삭제, 체감가치 하락은 더 노골적

구독료 인상이 표면 위의 이야기라면, 표면 아래에서는 더 조용한 방식의 가격 조정이 이뤄지고 있었다. 에픽게임즈(Epic Games)는 2026년 3월 〈포트나이트(Fortnite)〉의 인게임 화폐 브이벅스(V-Bucks) 가격 구조를 바꿨다. 8.99달러(약 1만 3,215원) 구매 시 브이벅스 지급량이 기존 1,000에서 800으로 줄었고, 50 브이벅스 단위 직접 구매 가격도 0.50달러(약 735원)에서 0.99달러(약 1,455원)로 올랐다. 〈포트나이트〉 월정액 구독 서비스인 포트나이트 크루(Fortnite Crew)에 포함된 브이벅스 월 지급량도 1,000에서 800으로 줄었으며, 같은 조정은 4월부터 〈폴가이즈(Fall Guys)〉의 인게임 화폐 쇼벅스(Show-Bucks)에도 적용됐다. 가격표는 바뀌지 않았지만 실질 구매력이 줄어든 셈으로, 영미권 매체들이 식품 업계의 용량 축소 관행에 빗대어 슈링크플레이션이라고 규정한 이유다.

V-BUCKS 구매 페이지Ⓒ Fortnite
폴가이즈 Show-Bucks 인상 안내ⒸFall Guys

구독 생태계 안에서도 인상은 계속됐다. 게임 전문지인 게임즈레이더(GamesRadar)는 2025년 10월 게임 패스 얼티밋 요금 인상 직후, 해당 플랜 가입자에게 제공되던 〈콜 오브 듀티〉 추가 콘텐츠 10% 할인 혜택이 조용히 사라졌다고 보도했다. 겉으로는 단순한 구독료 인상이었지만, 실제로는 월정액 상승에 기존 할인 축소까지 더해져 이용자의 비용 상승 체감은 더 크게 나타났다.

이용자는 왜 '체감가치 하락'에 더 강하게 반응했나

브이벅스 슈링크플레이션이 만들어낸 이용자 반응은 앞서 살펴본 구독료 인상 때와 본질적으로 같았다. 높은 가격 자체보다 이전보다 적게 주고 더 많이 남기려는 구조에 이용자가 훨씬 민감하게 반응했다는 점이다. 게임 패스 해지 검색 급증, 〈아우터 월드 2〉 가격 철회와 환불, 에픽 브이벅스 조정에 대한 공개 반발은 모두 같은 맥락에서 읽힌다. 절대가격이 올랐을 때보다, 같은 돈으로 받는 것이 줄었을 때 이용자의 불신이 더 빠르게 쌓인다는 것을 세 사례가 동시에 보여줬다.

마이크로소프트의 티어 세분화, 〈콜 오브 듀티〉 할인 제거, 에픽의 브이벅스 구조 변경은 모두 정찰가보다 인게임 화폐가치의 희석, 보상 축소, 혜택 삭제를 통해 수익을 끌어올리려는 방향을 가리킨다. 단기적으로는 이용자가 눈치채기 어렵고 반발도 덜하지만, 누적되면 신뢰 훼손으로 이어질 수 있는 조치들이다. 에픽게임즈가 브이벅스 조정과 함께 에픽 리워즈(Epic Rewards) 보상을 내놓은 것은 이를 의식한 완충 시도로 읽을 수 있다.

Epic Rewards 구매 페이지Ⓒ EPIC GAMES

구독 매출은 늘지만 젊은층은 빠지는 소비 양극화의 구조

18~24세 게임 지출 25% 감소, 가격 인상이 만든 세대별 이탈

슈링크플레이션과 구독료 인상이 겹친 2025년, 가장 먼저 지갑을 닫은 것은 젊은 이용자들이었다. 월스트리트저널(Wall Street Journal)이 인용한 서카나 자료에 따르면 2025년 1~4월 미국 18~24세의 게임 지출은 전년 대비 25% 줄었다. 이 연령대의 게임을 포함한 전 품목 소비 감소폭이 같은 기간 13%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다른 소비 항목보다 게임에서 유독 더 빠르게 지출을 줄인 셈이다.

미국 18~24세 지출 전년 대비 증감률 비교 (2025년 1~4월) Ⓒ Wall Street Journal, Circana 데이터 종합

반면 동일 자료에서 25세 이상 연령대의 게임 지출 감소폭은 5% 미만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가격 인상의 영향이 연령대별로 상이하게 나타났음을 시사한다. 상대적으로 높은 지출 여력을 가진 이용자층은 여전히 소비를 유지하고 있는 반면, 젊은층은 구독료와 AAA 타이틀 정가 인상이 동시에 작용하면서 소비 행태를 빠르게 조정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출 여력이 제한적인 젊은 이용자층은 신작 정가 구매 대신 무료 플레이(F2P, Free-to-Play) 게임, 할인 타이틀, 저가 협동 게임 등으로 소비를 이동시키는 경향을 보였다. 이러한 변화는 가격 인상에 비교적 둔감한 프리미엄 이용자 중심의 수익 모델이 단기적으로는 유효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가격 민감도가 높은 젊은층이 신작 정가 구매에서 이탈하는 속도가 빨라질 경우, 장기적으로는 차세대 핵심 이용자 풀 자체가 축소될 수 있다는 구조적 위험이 제기된다.

STEAM의 F2P 목록 Ⓒ STEAM

한국 게임산업에 주는 시사점: 가치 가시화, 계층형 설계, 완충장치

가격 인상의 충격이 연령대별로 다르게 흡수되는 이 구조는 게임 시장 안에서만 나타나는 현상이 아니다. 로이터는 2025년 8월 미국 상위 10% 소득층이 전체 소비의 50%를 차지한다고 전했고, 2026년 2월에도 그 비중이 계속 커지고 있다고 재차 보도했다. 소득이 높을수록 가격 인상에 둔감하고, 낮을수록 민감하게 반응하는 구조가 사회 전반에서 굳어지고 있다. 게임 시장이 이 흐름 위에 있는 한, 일괄 인상은 갈수록 젊고 예산이 빠듯한 층을 먼저 밀어낸다.

이러한 구조는 한국 게임산업과도 무관하지 않다. 국내 라이브서비스 게임과 구독형 서비스가 가격 조정을 검토할 때 영미권 사례에서 추릴 수 있는 시사점은 세 갈래다. 첫째, 인상 시 이용자가 한눈에 이해할 수 있는 가치를 반드시 함께 제시해야 한다. 게임 패스는 인상 폭이 크고 혜택 구성이 복잡해질수록 반발이 커졌고, 〈포트나이트〉는 같은 돈을 내도 받을 수 있는 인게임 화폐가 줄어드는 방식 때문에 더 강한 불신을 샀다. “더 비싸졌다”보다 “무엇이 얼마나 더 주어지는가”를 분명히 제시하지 못하면 이탈 관리에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둘째, 일괄 인상보다 단계적 가격 사다리가 현실적이다. 앞서 살펴본 시장 데이터는 구독 수요 자체가 사라진 것이 아니라 더 강하게 양극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예산 민감층을 위한 저가 기본 플랜, 헤비유저를 위한 프리미엄 혜택, 출시 초기에만 높은 가치를 제공하는 이벤트형 번들처럼 서로 다른 지불의사를 반영한 계층형 설계가 더 안전한 선택이다.

셋째, 사후 완충장치를 과금 설계의 핵심 기능으로 봐야 한다. 마이크로소프트의 기존 가입자 인상 유예, 〈아우터 월드 2〉 환불, 에픽의 에픽 리워즈처럼 인상 전후로 기존 이용자를 보호하는 조치, 크레딧 지급, 유예 기간을 설계 단계부터 함께 갖춰두면 가격 저항을 완전히 없애지는 못해도 신뢰가 무너지는 속도는 늦출 수 있다. 가격을 올리는 것보다 올리고 난 뒤 이용자를 어떻게 잡아두느냐가 라이브서비스의 지속 가능성을 가른다.

<아우터 월드 2> 가격 인하 조치 공지 ⒸOBSIDIAN
한국 게임산업 시사점 종합 정리 ⒸPolygon, The Verge, GamesRadar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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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 SAMSUNG, 1탄 ‘웨이퍼’란 무엇일까요?, 2017.04.06, https://semiconductor.samsung.com/kr/support/tools-resources/fabrication-process/eight-essential-semiconductor-fabrication-processes-part-1-what-is-a-wafer/
  21. 글로벌 이코노믹, “”게임패스 가격 인상없다"던 MS, 1년 만에 20% 올려, 2024.07.10., https://www.g-enews.com/article/ICT/2024/07/ 202407101730175663c5fa75ef86_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