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CCA N

게임의 문턱을 낮추는 시간

글. 편집실 | 사진. 한국콘텐츠진흥원 산업정책팀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같은 화면 앞에 나란히 앉아 '로그인'할 수 있는 게임 환경을 모색한 <2026 게임문화포럼: 우리 모두의 로그인>이 지난 5월 22일, 일산 킨텍스 1전시장 208호에서 막을 올렸다. 2026 플레이엑스포와 연계해 마련된 이번 포럼은 ‘게임 이용 접근성 개선과 포용적 게임문화’를 주제로, 게임업계·학계·공공기관·언론·참관객 등 100여 명이 한자리에 모였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2022년 기초 연구를 시작으로 시각·청각 장애인 접근성 연구를 거쳐 지난해 발간한 <장애인 게임 접근성 가이드라인>이 이번 포럼의 출발선이었다. 사회는 KBS 공채 장애인 아나운서 최국화 씨가 맡아 행사의 의미를 한층 살렸다.
2026 게임문화포럼: 우리 모두의 로그인 포스터

2026 게임문화포럼:
우리 모두의 로그인

2026. 5. 22. (금) 14:00-16:10
일산 킨텍스 1전시장 208호

최은경 교수: 장애인 게임 플레이의 ‘장벽’을 관찰하다

첫 발제는 한신대학교 e스포츠융합대학의 최은경 교수가 맡았다. 「시각장애인 게임 접근성 개선 방안 연구」의 책임연구자이기도 한 최 교수는 ‘장애인의 게임 플레이 장벽과 게임 접근성 현황’을 주제로, 장애인 이용자가 실제 게임을 플레이하는 도중 어디에서 어떻게 장벽을 마주하는지에 관한 관찰조사 결과를 공유했다.
발제는 단순히 ‘접근성이 부족하다’라는 진단을 넘어, 장애인 이용자가 게임 플레이 과정에서 어떤 장벽을 경험하는지 관찰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짚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 장애 유형별로 다르게 작동하는 '장벽의 풍경'을 데이터로 보여준 이 발제는, 뒤이은 산업·정책 논의의 토대를 마련했다.

이유원 대표·김강 대표: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창의적 향상의 두 길

두 번째와 세 번째 발제는 ‘장애인 게임 접근성의 창의적 향상 모델’이라는 같은 제목 아래, 서로 다른 두 갈래의 접근법을 보여주었다.
먼저 마이크를 잡은 반지하게임즈 이유원 대표는 텍스트 중심 인디게임 <서울2033>을 비롯한 자사 작품을 사례로 들며, 별도의 보조기기 없이도 게임 내부의 옵션·UI·정보전달 설계만으로 접근성을 크게 높일 수 있음을 강조했다. 자막의 처리 방식, 선택지의 가독성, 핵심 정보를 전달하는 채널의 다중화 같은 ‘소프트웨어적 배려’가 어떻게 시각장애인 이용자를 비롯한 모든 플레이어의 경험을 끌어올리는지를 풀어냈다. 구글 인디게임 페스티벌 1위 수상작이 시각장애인을 위한 게임으로도 소개될 수 있었던 배경이 여기에 있었다.
뒤이어 무대에 오른 캥스터즈 김강 대표는 정반대 방향, 즉 ‘하드웨어’에서 출발한 접근성 모델을 제시했다. 휠체어 레이싱 게임 ‘휠리엑스’의 개발자이기도 한 그는, 장애인 보조기기로 시작한 디바이스가 어떻게 ‘새로운 플레이 방식’으로 진화했는지, 그리고 대한장애인e스포츠연맹 정식 종목으로까지 채택된 과정을 생생하게 전했다. 휠체어 전용 운동기기와 게임을 결합한 피지컬 e스포츠로서의 ‘휠리엑스’는, 미국 에디슨어워즈 디자인 대상과 CES 혁신상을 받으며 그 가치를 국제적으로도 인정받은 사례다. 부대행사로 마련된 시연 부스에서는 참관객이 직접 휠리엑스 플레이를 체험할 수 있어, 무대 위 발표와 객석의 경험을 자연스럽게 잇는 장면이 연출됐다.

김효은 책임연구원: 가이드라인에서 정책으로

네 번째 발제자로 나선 한국콘텐츠진흥원 김효은 책임연구원은 ‘장애인 게임 접근성을 위한 가이드라인 수립과 향후 과제’를 주제로, 다년간의 연구가 한 권의 가이드라인으로 결실을 맺기까지의 여정을 짚었다.
장애 당사자의 니즈와 개발자의 인식을 동시에 수렴해 도출한 이번 가이드라인은 ‘필수–권장–모범 사례’의 위계로 구성돼, 게임 개발자가 단계적으로 접근성 개선에 동참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김 책임연구원은 가이드라인이 책장에 머무르지 않기 위해 필요한 후속 과제, 즉 산업계와의 협력 채널 구축과 정책화 방안을 함께 제시하며 발제를 마무리했다.

패널토론: ‘권리’로서의 게임 접근성

휴식 시간 동안 휠리엑스 시연 부스와 현장 이벤트가 객석의 열기를 이어받은 뒤, 무대는 패널토론으로 전환됐다. 좌장은 게임이용자보호센터 이승훈 센터장이 맡았다.
패널진은 각자의 자리에서 게임 접근성을 바라보는 시선이 모두 달랐다는 점에서 토론의 결을 풍부하게 만들었다. 게임문화 유튜버 김성회는 이용자·커뮤니티 관점에서, 한국게임이용자협회 이철우 협회장은 게임 접근성을 ‘선택’이 아닌 ‘권리’로 규정한 자신의 문제의식을 토대로 산업 구조의 개선을 촉구했다. 무엇보다 무대 위 가장 진솔한 목소리는 쿠팡 e스포츠팀 소속의 김민준·김규민 형제로부터 나왔다. 근이영양증을 앓고 있는 당사자이자 2025 전국장애인e스포츠대회 금·은메달리스트인 김민준·김규민 형제는 실제 장애인 게임 이용자이자 e스포츠 선수의 위치에서, 게임 접근성이 현장에서 어떤 의미를 갖는지 보여주는 당사자의 목소리를 더했다.
게임의 문턱은 어떤 이에게는 인지하지 못한 채 지나치는 작은 턱이지만, 또 어떤 이에게는 결코 넘을 수 없는 벽이 된다. 〈우리 모두의 로그인〉은 그 문턱을 한 뼘씩 낮추기 위한 연구·기술·정책·이용자의 대화가 같은 자리에서 만난 시간이었다. 포럼이 끝난 뒤에도 화면 너머의 ‘로그인’은 계속될 것이다.

게임문화포럼 만족도 조사

이전글 다음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