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N 인터뷰
창작을 꿈꾸는 이에게 기회를 열어드립니다
글. 배수은 기자 사진 제공. 오펜

K-콘텐츠가 다양한 시도를 통해 미래를 열기 위해서는 뛰어난 신진 창작자가 계속 등장해야 한다. 이런 의도로 시작된 CJ ENM 오펜(O’PEN) 프로젝트는 7년 동안 많은 성과를 올리며 입지를 다져왔다. 오펜의 이수정 매니저로부터 오펜의 발자취와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안녕하세요? 우선 오펜의 시작 배경이 궁금합니다. CJ ENM은 어떤 목적으로 오펜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되었나요?

CJ ENM은 재능 있는 창작자들과 함께 성장하는 것이 콘텐츠 기업의 사회적 책임임을 늘 인식해 왔습니다. 다양한 창작자 및 업계 관계자들의 인터뷰, 자료조사 등을 거쳐 창작자 관점에서 전업 창작자로서 성장을 위해 필요로 하는 것과 콘텐츠산업의 지속 성장 및 공생의 업(業) 생태계 조성을 위해 리딩 기업으로서 선도적으로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심도 깊게 검토했습니다. 이런 준비 과정을 거쳐 17년 오펜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오펜(O’PEN)은 ‘작가(Pen)를 꿈꾸는 이들에게 열려있는(Open) 창작 공간과 기회(Opportunity)를 제공한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신인 작가에게 대본 기획 개발부터 영상 제작, 편성, 데뷔 지원, 비즈 매칭에 이르는 모든 과정을 통합 지원하는 국내 최고의 창작자 지원 사업입니다.

오펜은 ‘오펜 스토리텔러’와 작곡가를 지원하는 ‘오펜 뮤직’ 두 분야로 나뉘어 있습니다. 이 두 분야에 집중하는 이유가 있나요?

스토리텔러와 작곡가는 콘텐츠 산업의 출발점이자 글로벌 경쟁력 확보·유지를 위한 핵심 인적 자원입니다. CJ ENM은 드라마, 영화, 음악 등 전 영역에 걸쳐 콘텐츠 시장에 진출하고 있고, 이 분야의 창작자를 발굴 육성하고 데뷔하기까지의 전 과정을 지원할 수 있는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오펜 스토리텔러, 오펜 뮤직의 선발 기준은 무엇인가요?

매년 연초에 오펜 스토리텔러 공모전, 오펜 뮤직 공모전을 통해 작가들을 선발하고 있는데요. 내년의 경우 1월에 드라마 부문, 2월에 영화 부문, 3월에 뮤직 부문을 홈페이지를 통해 접수받아 3개월 간의 심사 과정을 거쳐 5월에 작가 30명 내외, 작곡가 15명 내외로 최종 합격자를 선발하게 됩니다. 선발 기준은 창작자로서 해당 분야에 성장 가능한 잠재력이 있는가, 교육 과정에 성실하게 임할 자세와 준비가 되어 있는가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합니다.

교육 과정 외에도 오펜에 선발된 작가들이 경험하게 되는 내용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 부탁드립니다.

영상화할 스토리를 확보하기 위한 일반 공모전과는 달리 오펜은 사람(人), 즉 창작자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잠재력을 보유한 신인 창작자를 발굴ㆍ육성하여 업계 진출을 지원하고 이들이 전업 창작자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오펜의 주요 목표이며, 이러한 목표 달성을 위해 약 1년 간의 체계적인 교육 과정을 집약적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오펜은 신인 창작자들의 집필 역량을 제고하고 인문학적 소양, 콘텐츠산업, 트렌드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한 전문가 특강/세미나를 진행하고, 국내 최고의 멘토진과 함께하는 창작 워크숍을 통해 오리지널 IP의 기획, 대본 집필 등 고강도 실전 경험을 쌓습니다. 또한 이야기 소재를 찾고 캐릭터를 구체화하며 대본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현장 취재/전문가 인터뷰 등도 지원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창작자들이 교육 기간에 창작 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창작지원금 1천만 원과 함께 개인 집필실 등 창작 공간도 시간 제약 없이 무료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오프닝> 시리즈

오펜 당선작 중 일부는 <오프닝(O’PENing)>으로 제작되어 tvN과 티빙에서 단막, 시리즈로 방영되는데요. 올해는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지원으로 배우 캐스팅, 제작 스탭핑을 강화하고 제작 환경을 고도화하여 신인들이 웰메이드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었습니다. 교육 과정 종료 후에는 창작자들이 오펜에서 창작한 IP를 기반으로 콘텐츠 투자/제작사, 플랫폼 등에 피칭하고 계약할 수 있도록 비즈 매칭까지 지원하고 있습니다.

좋은 작품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작품을 선보이는 일 역시 중요한 부분입니다. 그런 면에서 비즈 매칭은 오펜의 강점 중 하나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오펜은 신인 창작자들에게는 기회를 제공하고, 업계에는 역량 있는 신인 작가를 수급하는 역할을 합니다. 비즈 매칭 행사는 오펜 공모전을 통해 당선된 작가들이 만든 콘텐츠를 업계 관계자들에게 선보이는 자리입니다. 다른 방송국의 공모전과 달리 오펜은 모든 콘텐츠 관계자들과의 계약이 가능합니다. 작가들은 비즈 매칭을 통해 집필 활동을 함께할 파트너를 만나 전업 작가가 되는 데 한 발자국 더 가까워질 수 있습니다. 특히 오펜은 유일하게 체계적인 시리즈물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어 교육 기간 동안 집필한 작품으로 오리지널 시리즈를 계약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슈룹>, <형사록>, <대행사> 모두 오펜 교육 기간에 작가가 직접 기획한 오리지널 작품이 세상에 나온 케이스입니다. 오펜의 비즈 매칭은 단발성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교육 종료 후에도 지속적인 매칭 시스템과 관리를 지원하고 있다는 점도 오펜이 가진 강점입니다.

오펜 작가들이 교육 기간 동안 쓴 오리지널 시리즈가 실제 방영된 경우도 많다. 출처_오펜 홈페이지

2017년부터 지금까지 이어져 온 오펜의 성과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지금까지 오펜 스토리텔러는 총 199명의 작가를, ‘오펜 뮤직’은 총 73명의 작곡가를 배출했습니다. 2023년에는 34명의 스토리텔러와 16명의 작곡가를 선발해 현재 교육 중이고요. 대표적인 오펜 스토리텔러로는 tvN <갯마을 차차차>의 신하은 작가(1기), tvN <슈룹>의 박바라 작가(3기), JTBC <대행사>의 송수한 작가(4기), 디즈니플러스 <형사록1>의 임창세 작가(2기), <형사록1> 황설헌 작가(5기), 넷플릭스 <좋아하면 울리는1>의 이아연 작가(2기), <좋아하면 울리는2> 차연수 작가(1기) tvN <블랙독>의 박주연 작가(1기), 영화 <아이>의 김현탁 작가(3기) 등이 있습니다. 또한 김호연 작가(1기)가 집필한 도서 <불편한 편의점>은 1편과 2편 통합 판매 부수 100만 부를 돌파하며 밀리언셀러 작품이 되기도 했지요. 오펜 뮤직 역시, 최근 역주행하며 차트를 휩쓸었던 윤하의 ‘사건의 지평선’을 공동 작곡·편곡한 JEWNO 작곡가(뮤직 2기)가 있고요. 티빙 오리지널 <환승연애2> OST ‘WHAT IF’ 공동 작사·작곡·편곡과 아이돌 그룹 케플러의 ‘Downtown’ 공동 작사·작곡·편곡을 맡은 이건 작곡가(뮤직 1기), 드라마 <스물다섯 스물하나> OST ‘존재만으로’의 작곡·편곡을 맡은 Naiv 작곡가(뮤직 1기), 드라마 <나의 해방일지>와 영화 <82년생 김지영> OST 등을 작곡한 HEN(뮤직 1기) 등이 많은 작곡가분들이 좋은 곡을 만들어주고 있습니다. 이렇게 오펜 출신 작가들은 콘텐츠업계의 다양한 곳에서 활발하게 활동 중입니다. 앞으로 더 많은 곳에서 오펜 창작자들의 작품을 만나보실 수 있을 거예요.

지금까지 오펜 뮤직은 73명의 작곡가를 배출했다. 출처_오펜 홈페이지

오펜의 계획과 미래에 대해 이야기해주세요

더 다양하고 더 많은 신인 창작자들과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인적 자원을 발굴, 육성하는 데는 많은 시간과 자원의 투입이 필요하기에 기업들이 취지에는 동조하더라도 지속적으로 예산과 인력을 투입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저희는 신인 창작자들은 대한민국 콘텐츠 생태계를 더 건강하고 풍성하게 만드는 자양분으로, 이들이 지속적으로 유입되어야 다양하고 새로운 콘텐츠가 안정적으로 생산될 수 있다고 믿습니다. CJ ENM은 재능있는 신인 창작자들을 발굴, 육성하여 대한민국 콘텐츠 산업의 지속 성장과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유지할 수 있는 인적 토대를 강화하는 데 기여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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