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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팝, 이지 리스닝으로
팬덤 확산 이지하게

뉴진스 이후 최근 5세대 보이그룹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게 느껴지는 K-팝 트렌드 중 하나는 ‘이지 리스닝으로의 전환’입니다. 역동적인 매력으로 어필하던 K-팝은 왜 ‘편안한 음악’으로 변하고 있는 걸까요?

걸그룹 아일릿 ©빌리프랩

‘강력한 비트, 칼군무, 걸크러시, 빠르고 공격적인 사운드.’ K-팝은 특유의 역동적인 매력으로 글로벌 팬덤을 쌓아 왔습니다. 강렬한 캐릭터로 아시아를 평정하고 그 기세를 미대륙과 유럽 등 전 세계로 몰아가고 있지요. 그런데 뉴진스 데뷔 이후 K-팝에 새로운 흐름이 하나 더해졌습니다. 세계 곳곳에서 일제히 인기를 얻은 뉴진스의 ‘어텐션’, 우리나라보다 해외에서 먼저 반응한 피프티피프티의 ‘큐피드’는 기존 K-팝보다 부드럽고 여유로워서 따라 부르기 쉬운 이지 리스닝 계열의 곡이었거든요.

제로베이스원, 보이넥스트도어, 라이즈, 투어스 등의 5세대 K-팝 보이그룹 또한 청량하고 아련한 이지 리스닝 무드의 음악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걸그룹 르세라핌은 그간의 히트곡들과는 다르게 편안하고 몽환적인 멜로디가 돋보이는 ‘퍼펙트 나이트’로 큰 반응을 얻었습니다. 걸그룹 아일릿 또한 데뷔 앨범 <SUPER REAL ME>를 통해 누구나 편안하게 들을 수 있는 이지 리스닝 음악을 선보여 데뷔 8일 만에 빌보드 차트에 입성하는 성과를 올렸습니다.

청량한 이지 리스닝 음악으로 사랑받고 있는 신인 그룹 투어스
©플래디스엔터테인먼트

"K-팝이 정말로 세계의 주류가 되려면 ‘K’를 뗀 '그냥 팝'이 돼야 한다." 하이브의 방시혁 의장은 K-팝이 나아갈 길에 대해 이렇게 의견을 밝혔습니다. K-팝이 지금처럼 ‘코어 팬덤’에 의존하지 않고, 더 많은 대중 즉 ‘라이트 팬덤’을 구축해야 정말로 전 세계인이 함께 즐기는 대중음악의 지위에 오른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겠지요.
최근 K-팝이 지속적으로 이지 리스닝 음악을 선보이는 것 또한 ‘팬덤의 외연 확장’을 위한 노력이자 그 과정에서 일어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볼 수 있습니다. ‘보는 음악’도 좋지만 언제 어디서나 편안하게 접할 수 있는 ‘듣는 음악’을 원하는 대중, 격렬한 춤을 배우지 않고도 쉽게 따라할 수 있는 안무를 곁들인 음악을 바라는 대중까지 수용하면서 K-팝은 더 다양한 모습으로 더 많은 세계인과 공감하게 되는 것이지요.

우리가 비틀즈와 퀸을 ‘영국 음악’이라고 생각하기보다 그냥 ‘음악’으로 여기듯 K-팝도 그냥 팝이 되는 날이 오기를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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