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1

ITV, 월드컵 특수와 스카이 매각 소식

영국 방송사 ITV가 역대 최대 규모로 치러진 이번 북미 월드컵에서 유로 2024보다 30% 증가한 광고 수익을 올리며 ‘6주간의 여름 슈퍼볼’ 특수를 누리고 있다. 북미 시차 덕분에 상당수 경기가 영국 기준 밤 9~10시 황금 시간대에 방송되어, 미디어 파편화 시대에도 ‘지상파 무료 라이브’의 가치를 입증했다고 자평하고 있다. 한편, 영국의 이번 월드컵 중계권은 ITV와 BBC가 나누어 보유하고 있다.

컴캐스트 소유의 영국 유료방송사 스카이(Sky)가 ITV의 방송·스트리밍 사업부(ITVX 포함)를 약 16억 파운드(한화 약 3조 1,900억 원)에 인수하는 조건에 합의했다. 거래에는 스카이 소유의 러브 프로덕션을 ITV 스튜디오가 인수하는 내용과 실적 연동 조건부 대가(earn-out)가 포함되어 있다. 이번 인수합병의 목표는 넷플릭스·유튜브·아마존·디즈니플러스에 맞설 영국 내 ‘톱3’ 스트리밍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이다. 2027년 하반기에 거래는 완료될 예정이며, 이후 스카이와 ITV M&E 사업부는 NBC유니버설 산하로 편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영국 2

BBC, 생존을 위한 적극적 변화 모색

BBC가 기존의 장르별 커미셔닝(기획·발주) 체계를 폐지하고 새로운 구조를 도입한다. 이에 따라 스튜디오 엔터테인먼트, 구성 리얼리티, 피처 및 이벤트 3개 장르 중심 체계로 재편된다. 개편 배경으로는 예능·다큐 등 대본 없는 콘텐츠의 영향력 확대와 빠르게 변화하는 시청 습관이 꼽힌다. 또한 지역 시청자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신설 직책 3개 중 2개는 런던이 아닌 솔퍼드나 글래스고 기반이 될 예정이다.

BBC는 스카이의 ITV 방송·스트리밍 사업 인수로 채널 4가 규모 면에서 취약해질 수 있다고 보고, 채널 4의 광고 재원은 유지하면서 아이플레이어(iPlayer)를 통해 콘텐츠를 유통하는 파트너십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BBC는 2026년 6월에 재정 압박과 실시간 TV 시청 이탈에 대응해 콘텐츠 지출 축소와 수백 개 일자리 감축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영국 3

아역 배우 에이전트 협회, AI 목소리 사용 계약에 경고장

영국 아역 배우 에이전트 협회(AYPA)가 공개서한을 통해, 한 대형 스튜디오가 아역 성우들에게 자신의 목소리를 생성형 AI 학습 및 활용을 위해 무기한 제공하도록 강요하는 계약을 제안했다고 폭로했다. AYPA는 아동이 완전한 동의를 할 수 없다며 아역 배우 계약에서 AI 사용 전면 배제를 요구했다. AYPA 이사회는 이 문제가 특정 시리즈 하나에 국한되지 않고, 미성년자 계약에서 AI 사용을 요구하는 업계 전반의 관행이라고 지적했다.

프랑스

글로벌 스트리밍 플랫폼과 방송사가 손잡는 시대

디즈니플러스가 프랑스 무료 지상파 스포츠 채널 ‘라 셴 레킵’을 ‘ESPN 온 디즈니플러스’를 통해 실시간 송출하기로 계약했다. 프랑스 구독자들은 기존 요금 그대로 2026 FIFA 월드컵 등 라이브 스포츠와 간판 스튜디오 프로그램을 시청할 수 있게 된다. 이는 디즈니플러스가 프랑스에서 처음 선보이는 실시간 선형 채널 스트리밍이며, 스트리밍 플랫폼과 전통 방송사가 시청자층을 결합해 확장하는 업계 트렌드를 보여주는 사례다. 스트리밍 플랫폼은 엔터테인먼트, 스포츠, 뉴스 콘텐츠를 강화하기 위해 기존의 유명 방송 브랜드를 점점 더 많이 통합하고 있으며, 방송사들은 이러한 파트너십을 통해 전통적인 TV를 보지 않는 젊은 디지털 네이티브 시청자층으로 도달 범위를 확장하고 있다.

스페인 1

TV 시리즈의 가장 든든한 아군이 된 팟캐스트

팟캐스트가 TV 시리즈 마케팅의 새로운 도구로 자리 잡고 있다. 스트리밍 플랫폼이나 유튜브 채널에서 배우들의 입을 통해 직접 캐릭터 분석을 듣고, 첫눈에는 그냥 지나쳤을 법한 숨겨진 비밀들을 발견함으로써 시청자들을 완전히 몰입시키는 ‘트랜스미디어(Transmedia)’ 전략이다. 팟캐스트는 전통적인 토크쇼 출연보다 비용이 적게 들면서도 핵심 타깃 시청자층과 깊이 소통할 수 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된다.

스페인 2

월드컵이 뒤흔든 스페인 방송 지형

2026년 축구 월드컵 결승전(스페인 vs 아르헨티나)이 스페인 TV 역사상 두 번째로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공영방송 RTVE와 유료 플랫폼 DAZN을 합산한 결과, 정규 경기 평균 1,570만 명(점유율 87.1%), 연장전은 1,661만 명(점유율 89.3%)을 기록해 유로 2012 준결승 승부차기(텔레싱코, 1,814만 명)에 이어 역대 2위에 올랐다. 채널별로는 공영방송 ‘La 1’이 압도적 1위(정규 시간 약 1,360만~1,450만 명, 점유율 75%대)를 기록했고, 유료 채널 DAZN도 자체 최고 기록(약 89만 명)을 세웠다. 한편, 대규모 시청자 쏠림 현상으로 드라마나 예능프로그램을 방영한 민영 방송사들은 프라임타임 점유율이 1%대까지 추락하며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독일

독일 미디어업계, AI 전환과 스포츠 중계권 확보로 지각변동

콘텐츠 제작 및 유통사인 독일의 ‘유어 패밀리 엔터테인먼트(YFE)’가 자사를 AI 중심 기업으로 탈바꿈하고, 이에 따라 다수의 ‘개별 직무’를 폐지하는 조직 개편안을 발표했다. YFE는 이번 전환이 판권 및 미디어 자산 관리의 자동 통합, 자동 트랜스코딩(미디어 포맷 변환), 방송 편성 자동화를 위한 단계별 계획의 일환이라고 밝혔다.

독일의 통신사 도이치 텔레콤이 2030 FIFA 월드컵의 독일 내 미디어 중계권을 확보하면서, 자사 TV 플랫폼인 ‘마젠타TV(MagentaTV)’에서 104개 전 경기를 중계하게 되었다. 이로써 도이치 텔레콤은 ‘UEFA 유로 2028’에 이어 2030 월드컵까지 선점하며 프리미엄 스포츠 중계 시장에서의 입지를 굳혔다.

헝가리

새 정부, 전임 정부가 도입한 제작 인센티브 신규 등록 한도(Cap) 폐지

새 정부는 전임 정부가 도입한 신규 등록 한도(Cap)를 폐지하고 30% 규모 영화 인센티브 신청 접수를 재개했다. 헝가리는 2004년 중유럽 최초로 영화 인센티브 제도를 도입했으며, 기본 30%(해외 지출 포함 시 최대 37.5%)의 세액 공제를 국가가 직접 보증하는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경쟁력이 매우 높은 헝가리의 세액 공제 시스템은 국립영화기금(NFI)이 운영하는 징수 계좌를 통해 국가가 직접 보증한다. 재정적 지원은 사후 정산 방식을 통한 현금 환급(캐시 리펀드) 형태로 제공된다.

시사점
01

방송사-스트리밍 간 ‘합종연횡’ 전략의 유효성

스카이-ITV, 디즈니플러스-라 셴 레킵, BBC-채널4 파트너십 논의까지, 유럽에서는 경쟁하던 방송사와 스트리밍 플랫폼이 서로 결합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이는 단일 플랫폼만으로는 넷플릭스·유튜브 등 글로벌 공룡과 맞서기 어렵다는 판단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국내에서도 웨이브·티빙 통합 이후 지상파·종편과 국내 OTT 간 콘텐츠·중계권 결합, 나아가 해외 스트리밍과 국내 방송사 간 제휴 모델을 고민해 볼 만하다.

02

라이브 스포츠·이벤트는 여전히 지상파의 최후 보루이자 협상 카드

ITV의 월드컵 특수, 스페인 결승전의 기록적 시청률, 도이치텔레콤의 월드컵 중계권 확보 사례는 모두 ‘실시간 대형 스포츠 이벤트’가 파편화된 미디어 환경에서도 압도적 시청자를 모을 수 있는 유일한 콘텐츠임을 보여준다. 국내에서도 스포츠 중계권이 지상파·OTT 간 협상력의 핵심 자산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향후 대형 스포츠 이벤트 중계권 확보 경쟁이 방송사-OTT 결합의 촉매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03

콘텐츠 제작·유통 전 과정으로 AI 활용 확산

독일 YFE의 AI 전환(직무 폐지, 자동 트랜스코딩·편성)과 아역 성우 AI 목소리 사용 논란 등 미디어 업계에도 본격적으로 AI 관련 이슈가 실무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하고 있다. 국내 콘텐츠 제작사·유통사도 판권 관리, 더빙·현지화, 편성 자동화 등에서 AI 도입이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되며, 따라서 국내에서도 미성년자·성우 등 출연자의 AI 사용 동의 범위에 대한 계약 표준화 논의가 선제적으로 필요하다.

04

공영 방송 BBC의 행보가 의미하는 것

BBC의 장르 개편(스튜디오 엔터테인먼트/구성 리얼리티/피처 및 이벤트)은 대본 없는 콘텐츠의 영향력 확대에 대응한 것으로, 국내 방송사·OTT의 오리지널 기획 방향에도 참고할 만하다. 특히 ‘더 트레이터스’와 같은 시즌제 팩추얼 엔터테인먼트가 글로벌 포맷 시장에서 강세를 보이는 흐름은 국내 제작사의 해외 포맷 수출·공동제작 전략에도 시사점을 준다.

05

팬덤이 팟캐스트로 전이될 때 나타나는 마케팅 효과

미국과 유럽의 사례처럼 저비용으로 핵심 시청자층과 깊이 소통하는 ‘컴패니언 팟캐스트’는 국내 OTT 오리지널의 마케팅 전략에도 적용해볼 만하다. 특히 K-드라마·K-예능 콘텐츠의 해외 팬덤을 겨냥한 다국어 컴패니언 콘텐츠 제작이 비용 대비 효과적인 글로벌 마케팅 수단이 될 수 있을 것이다.

06

정부의 제작 인센티브 정책이 글로벌 로케이션 경쟁의 핵심 변수

헝가리의 인센티브 한도 폐지 사례는 국가 간 대형 해외 프로덕션 유치 경쟁이 세금 인센티브 정책에 크게 좌우됨을 보여준다. 국내도 영상콘텐츠 제작비 세액공제 확대 등을 통해 해외 대작 유치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