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xt K는 현재 글로벌 시장에서 K-콘텐츠의 위치를 인식하고, 지역적·시기적 유행을 넘어
글로벌 스탠더드로 자리잡기 위한 새로운 접근 방식을 제시하는 개념이다.
콘텐츠산업 전반에서는 Next K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익히 알고 있다시피, 1990년대 후반 아시아에서 시작한 ‘한류’는 얼마 지나지 않아 세계적인 열풍을 일으켰다. 한류의 지속 가능성을 우려하는 시선이 없지 않았지만, 한류를 견인했던 다양한 문화텍스트는 ‘K-콘텐츠’라는 브랜드로 세계 문화산업의 중심을 파고들었다. 한류가 일종의 ‘문화적 유행’이었다면, K-콘텐츠는 드라마와 영화 그리고 음악 등의 ‘문화산업적 경쟁력’을 갖춘 구체적인 문화텍스트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전 세계의 문화콘텐츠가 주로 글로벌 OTT 플랫폼에서 유통되는 초국적 문화산업 환경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K-콘텐츠가 주목받는 이유다.
그러나 문화산업은 ‘산업’보다 ‘문화’에 방점을 찍을 때 세계적인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다. 미시적 관점에서 수익 창출을 하기보다, 거시적 관점에서 K-콘텐츠의 K를 규정할 수 있는 문화 자질에 관한 학술 담론을 체계화할 때 산업으로서의 경쟁력도 강화된다. K-콘텐츠의 문화 자질에 관한 학술 담론은 단순한 K-콘텐츠 소비를 넘어, 그 나라 문화콘텐츠의 문화 자질에 관한 논의를 촉발하고, K-콘텐츠의 문화산업적 경쟁력 또한 자연스럽게 높아질 수 있다. 이러한 선순환이야말로 문화상대주의에 입각한 ‘글로벌 스탠더드’이자, 진정한 의미의 Next K라 하겠다.
윤석진 / 충남대 국문과 교수
Next K는 K-콘텐츠의 미래를 담보하는 전략 중 하나다. 한류의 성공이 계획된 것이 아니었듯이, 앞으로의 K-콘텐츠의 진화 역시 예측하기는 어렵다. K-콘텐츠로 대중문화의 트렌드를 형성시킨 경험을 계속 이어가기 위해서 다양한 시도는 필수적이다. 진정성 있는 한국의 정체성을 담보하는 쪽이나, 전 세계인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플랫폼으로 진화하는 것이 선택지가 될 것이다. 후자의 경우 폭발적인 영향력을 키울 수 있음은 물론이다. 다만, Next K 전략의 경우에도 K-콘텐츠의 정체성이 담보될 수 있는 정밀한 설계가 필요하다. 그렇지 않다면 Next K는 유튜브와 큰 차이가 없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홍경수 / 아주대 문화콘텐츠학과 교수
전 세계의 미디어와 엔터테인먼트 산업이 OTT로 재편되는 과정에서 K-콘텐츠의 위상은 미국, 영국 등 영어권 콘텐츠 바로 다음으로 높아졌다. 넷플릭스와 같은 글로벌 OTT 플랫폼은 한국의 스토리 역량을 높이 평가하며, 전 세계인들에게 방영할 목적으로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투자하고, 지상파 및 케이블 방송국의 신·구작 콘텐츠를 경쟁적으로 구매했다. 하지만 한편으로 K-콘텐츠는 국내 미디어 플레이어들(토종 OTT 및 기존 방송사 등)에 의해 주도되지 못하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글로벌 OTT의 투자는 스트리밍 산업의 성숙 수준에 따라 언제든지 감소할 수 있다. 실제로 실시간 스포츠 경기와 뉴스 등에 대한 투자가 증가하고 광고 OTT 간의 경쟁이 치열해짐에 따라 오리지널 콘텐츠에 대한 투자는 점차 줄어들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누군가 Next K를 고민한다면 OTT 플랫폼의 글로벌 경쟁 변화를 예측해야 한다. 넷플릭스, 디즈니+, 아마존 등 글로벌 OTT의 스트리밍 점유율이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영국을 비롯한 여러 유럽 국가들은 몇 년 전부터 글로벌 OTT의 문화적 영향력을 고려하여 자국 콘텐츠 제작 의무 부과 등 다양한 정책적 대안을 실행하고 있다. 한국의 문화적 배경과 풍부한 스토리텔링, 그리고 저렴한 제작 역량 덕분에 글로벌 OTT 플랫폼들이 K-콘텐츠에 주목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본질은 가입자 경쟁 때문이다. 이들의 자본은 언제든지 이동할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Next-K는 Next-P(플랫폼)의 방향과 함께 움직이고 있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김종원 / 제레미레터 대표
이번 호부터는 독자 여러분의 의견을 함께 듣고자 합니다.
지난 5월 15일부터 총 141명의 독자께서 답변을 보내주셨습니다.
많은 분께서 좋은 의견을 주셨지만,
안타깝게도 모두 실을 수 없었던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독자 투고 코너를 통해 독자들이 서로의 다양한 의견을 들을 수 있는
장이 되도록 구성하였습니다.
의견을 보내주신 모든 분께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K-콘텐츠가 더 이상 ‘한국의 것’에서 머물지 않고, 전 세계의 감성과 문화에 어우러지는 진화된 형태로 가고 있다는 점에서 Next K는 매우 의미 있는 개념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초국적 협업 시스템은 글로벌 소비자들과 정서적으로 연결될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중요한 열쇠가 될 것입니다. 다만, 이러한 변화가 한국 고유의 정체성을 희석시키지 않도록 균형 있는 접근이 함께 필요하다고 봅니다. K-콘텐츠가 글로벌 스탠더드가 되기 위해서는 ‘지속 가능한 창작 생태계’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작가, 연출가, 배우 등 창작자들이 안정적인 환경에서 자유롭게 창작할 수 있어야 창의성과 다양성이 살아나고, 그것이 결국 세계인의 공감을 이끌어 내는 힘이 될 것입니다. 단기적인 성과보다 장기적인 인재 육성과 제작 환경 개선에 더 많은 투자가 필요합니다.
독자 A / 기타산업 종사자
Next K라는 개념은 이상적이지만, 아직은 산업 내 일부 영역에서만 실현되고 있는 느낌입니다.
K-콘텐츠가 글로벌 스탠더드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문화적 보편성과 지역적 독창성’ 사이의 균형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전 세계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 구조와 정서를 담되, 한국인의 색깔과 정체성이 사라지지 않도록 유지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무조건 세계 시장에 맞추기보다는, ‘우리는 이런 이야기를 잘할 줄 아는 나라’라는 자부심을 콘텐츠에 자연스럽게 녹여내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독자 B / 기타산업 종사자
게임 업계에서는 Next K라는 단어가 아직은 체감되기보다 관념적인 개념에 가깝게 느껴집니다.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게임은 여전히 영향력이 있지만, 초국적 협업, 문화 다양성 기반의 기획 등 Next K의 방향성은 일부 대형사에만 해당되는 느낌입니다. 중소 개발사 입장에서는 Next K를 실제 전략으로 체감하려면 구체적인 실행 방향과 연결된 지원 정책이 함께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K-콘텐츠가 진정한 글로벌 스탠더드가 되기 위해서는 다양성과 지속성, 그리고 제도적 지원이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문화적으로는 다양한 국적의 창작자와 소비자가 자연스럽게 참여할 수 있는 글로벌 제작 생태계가 필요하고, 제도적으로는 IP 보호와 글로벌 유통에 최적화된 콘텐츠 전용 금융 세제 정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게임 업계에서는 최근 현지화 이상의 ‘현지 기획’이 중요해졌고, 다양한 국적의 인력과 협업하는 제작 환경이 필수가 되고 있습니다. 정부와 유관기관도 단기적인 수출 실적보다, 글로벌 기획력과 운영력을 갖춘 중소 게임사 육성에 더 중점을 두었으면 합니다.
독자 C / 콘텐츠산업 종사자
최근 매출뿐 아니라 한국에 대한 이미지 자체가 바뀌고 있다. 나의 방글라데시 20대 친구는 넷플릭스로 K-드라마를 즐겨보며, 한국 작가의 소설을 사서 읽는다. 방글라데시 친구는 내가 한국인이라는 것 자체에 호감을 느끼며, <응답하라 1988> 등에 대해서 얘기하기를 좋아한다. 하지만 문화콘텐츠 종사자 말고는 한국 콘텐츠가 이렇게 성장했고 앞으로 한국을 이끌어나갈 산업의 한 주축임을 모른다. 최근 매출이 오른 것에 대해서 기사를 보여줬더니 설마, 그럴 리가 이런 정도의 반응이었다. 하지만 나는 Next K에 큰 기대를 갖고 있기에, 비록 우리나라가 다른 나라 같은 화려한 문화유산이나 천혜의 자연풍경은 부족할지라도 K-콘텐츠로 인해 앞으로 관광산업까지도 발전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다.
이때까지 정부는 K-콘텐츠를 지원하기는커녕 규제와 탄압을 해오곤 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과 지자체 등에서 지원을 해주고 있지만 성장한 규모에 비해서 아직 빈약하다고 생각한다. 아직 K-콘텐츠는 시작에 불과하며, 삼성과 같은 지위를 세계에서 가지기 위해서는 삼성을 정부에서 지원해줬듯 지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특히 기업뿐 아니라 창작자에 대한 지원이 절실하다. 지역 축제, 예술교육 확대, 창작 지원 등을 통한 창작자 일자리를 지원하여 건전한 생태계를 구성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독자 D / 콘텐츠산업 종사자
Next K는 K-콘텐츠가 단순한 한류를 넘어 글로벌 스탠더드로 도약하기 위한 전략적 전환점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초국적 제작 시스템과 다국적 타깃을 고려한 기획 방식은 콘텐츠산업의 체질 개선을 예고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은 선언적인 측면이 강하고, 현장에서는 완전한 시스템화까지는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글로벌 플랫폼과의 협업이 일상화되긴 했지만, 제작 인프라와 내러티브 설계의 진화가 병행되어야 진정한 Next K로 이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결국 Next K는 산업적 도약을 위한 ‘다음 단계’로서, 지속 가능성과 세계화라는 키워드로 이해해야 한다고 본다.
K-콘텐츠가 글로벌 스탠더드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기획 초기 단계부터 글로벌 타깃을 염두에 둔 스토리 설계와 제작 시스템의 혁신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동시에 해외 유통 및 공동제작을 촉진할 수 있는 법제도 정비와 장르 다양성 확보를 위한 정부 지원이 병행되어야 한다. 단기적인 유행이 아닌, 지속 가능한 산업 생태계로 나아가기 위한 제작·투자·배급의 통합 전략이 필수적일 것이다.
독자 E / 콘텐츠산업 종사자
유현석(한국콘텐츠진흥원 원장직무대행)
한국콘텐츠진흥원
전라남도 나주시 교육길 35
T. 1566.1114 | www.kocca.kr
2025년 5월 30일
한국콘텐츠진흥원
콘텐츠산업정책연구센터 미래정책팀
플러스81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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