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콘텐츠 산업은 생존과
전환의 갈림길에 서 있다.
경제 전문가의 시각에서
S.I.S.O 전략을 중심으로
국내 기업들의 대응과 미래
성장 경로를 심도 있게 분석한다.
2025년 국내 콘텐츠 기업들은 녹록지 않은 대내외 환경 속에서 전략적 대응을 모색하고 있다. 주요국의 자국 우선주의 강화 기조는 시장 접근성을 낮추며 불확실성을 더 키우고 있고, 전반적인 투자 위축은 산업 전반의 성장 여력을 제약하고 있다. 이처럼 복합적이고 구조적인 위기가 산업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가운데, 기업들은 생존과 동시에 미래 성장을 위한 방향을 적극적으로 탐색하고 있다.
이에 따라 콘텐츠 기업들은 비용 효율화, 개인화 서비스 고도화, 검증된 IP 기반 사업 확장, 인수·합병 및 글로벌 협업 등 다양한 전략을 전개하며 불확실성에 대응하고 있다. 본 고에서는 2024년 11월 ‘콘텐츠 산업 전망 세미나’에서 제시된 S.I.S.O(Save, Individualize, Sustain, Organize) 전략 키워드를 중심으로 2025년 국내 콘텐츠 기업들이 생존과 성장을 어떻게 동시에 도모하고 있는지를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살펴본다.
콘텐츠 기업들은 선택과 집중 전략을 통해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하고, 경영 효율화와 비용 절감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OTT 플랫폼들은 팬덤 기반의 안정적 수요를 보유한 스포츠 콘텐츠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며, 신규 가입자 유치와 락인(Lock-in) 효과를 강화하고 있다.
티빙은 2024년부터 2026년까지 한국프로야구(KBO) 리그 유무선 독점 중계권을 확보했으며, 2025년 8월에는 테니스 US 오픈 중계권을 추가 확보해 스포츠 콘텐츠 경쟁력을 강화했다. 쿠팡플레이는 기존의 분데스리가(독일), 프리메라리가(스페인), 리그1(프랑스)에 이어 2025년에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중계권을 확보하며, 글로벌 메이저 리그 중심의 스포츠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있다. 또한 NBA(미국 프로농구) 2025~2026 시즌 중계권까지 확보하며, 팬덤 기반 가입자 확대와 장기적인 수익 기반 마련에 나서고 있다.
한편, AI 등 첨단 기술 도입을 통해 콘텐츠 제작 시간과 비용을 절감하려는 콘텐츠 기업의 움직임 또한 나타난다. 특히 2025년 광고·마케팅 업계에서는 AI 활용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 산하 광고대행사 이노션은 2025년 4월, 자체 개발한 AI 솔루션 ‘아인(AiINN)’을 통해 콘텐츠 기획 및 제작 시간을 줄이는 등 업무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제시했다. 2025년 2월 LG생활건강은 실제 촬영 없이 자사 브랜드 모델인 탁구선수 신유빈을 AI로 구현한 광고를 선보이며, AI가 콘텐츠 제작 방식을 혁신하고 비용 절감을 이끌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1인 가구의 증가와 개인화된 소비 트렌드 확산은 콘텐츠 기업들에게 개인 맞춤형 서비스 역량 강화를 요구하고 있다. 이에 개인의 취향과 상황에 최적화된 콘텐츠 추천 기능은 사용자 경험을 제고하고 플랫폼 충성도를 높이는 중요한 전략으로 자리잡고 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운영하는 음악 플랫폼 멜론은 2025년 7월, 감상 이력을 기반으로 최적화된 음악을 자동 추천하는 AI 큐레이션 기능 ‘DJ 말랑이’를 선보였다. KT 지니뮤직 또한 2025년 9월, 자체 멀티 에이전트와 마이크로소프트 애저 오픈AI 기반 모델을 결합한 ‘AI DJ’를 출시했다. 해당 서비스는 대화 기반 음악 추천은 물론, 이미지 분위기에 어울리는 곡 제안, 공연 추천 기능까지 제공하며 개인화된 음악 경험을 확장하고 있다.
AI 큐레이션 기능이 탑재된 DJ 말랑이 Ⓒ멜론매거진
오픈AI 기반 모델을 결합한 KT 지니뮤직 Ⓒ지니뮤직 모바일 앱 화면
웹툰·웹소설 분야에서도 AI 기반 개인화 기술 적용이 활발하다. 네이버웹툰과 카카오페이지는 열람·구매·스크롤 데이터를 분석해 개인화 추천을 고도화하고 있으며, 맞춤형 이벤트, 콘텐츠 알림 등 사용자의 흥미 요소에 기반한 서비스를 강화해 이용자 몰입도를 높이고 있다. 네이버웹툰은 2025년 5월 글로벌 앱을 전면 개편하면서 AI 추천 기능을 강화했으며,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2025년 4월, 웹툰을 자동으로 30초 미리보기 영상으로 제작하는 AI 숏폼 서비스 ‘헬릭스 숏츠’를 도입해 개인 맞춤형 추천과 연계함으로써 이용자의 관심과 몰입도를 강화하고자 했다.
콘텐츠 소비 방식이 개인화·AI 중심으로 고도화되는 가운데, 제작 측면에서는 이미 시장성이 입증된 IP를 기반으로 한 사업 다각화가 중요한 성장 전략으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최근 게임 업계에서는 두터운 팬층을 보유한 웹툰·웹소설·애니메이션 IP의 게임화가 중요한 수익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IP 기반의 오픈월드 수집형 RPG ‘일곱 개의 대죄: 오리진’ Ⓒ넷마블 보도자료
넷마블은 글로벌 누적 판매량 5,500만 부를 기록한 애니메이션 <일곱 개의 대죄> IP 기반의 오픈월드 수집형 RPG ‘일곱 개의 대죄: 오리진’을 2025년 하반기 PS5, PC(스팀), 모바일에 동시 출시할 예정이다. 원작 세계관에 새로운 재미 요소를 더해 글로벌 이용자 저변 확대를 노리고 있다.
넷마블은 또한 2016~2018년 연재된 인기 웹툰 <나 혼자만 레벨업> IP를 활용해 PC·콘솔 신작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 오버드라이브’를 2025년 11월 출시할 예정이다. 앞서 2024년 5월 출시한 모바일·PC 게임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는 글로벌 흥행에 성공하며 넷마블의 실적 반등에 이바지한 바 있다.
액션 게임 ‘나 혼자만 레벨업’ 11월 출시 예정 Ⓒ넷마블 보도자료
웹소설 <전지적 독자 시점> Ⓒ컴투스
컴투스는 2025년 3월, 국내 게임 개발사 오프비트에 전략적 투자를 단행하고, 누적 조회수 2억 회 이상의 인기 웹소설 <전지적 독자 시점>의 글로벌 게임 퍼블리싱 계약을 체결했다. 이처럼 강력한 팬덤을 보유한 IP를 중심으로 한 2차 창작과 글로벌 확장 전략은 콘텐츠 산업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는 핵심 전략으로 자리잡고 있다.
콘텐츠 산업 내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한 또 하나의 전략은 조직 구조와 파트너십의 재편이다. 국내 기업들은 인수·합병(M&A)과 글로벌 공동 제작 등 다양한 방식으로 리스크를 분산하고 사업 구조를 유연하게 재정비하고 있다.
방송·OTT 분야에서는 웨이브와 티빙이 2025년 통합을 추진 중이며, 단순한 운영 결합을 넘어 요금제와 광고 구조의 효율화까지 도모하고 있다. 양사는 2025년 6월 KBS, MBC, JTBC, tvN 등 주요 방송 채널 콘텐츠를 아우르는 통합 요금제를 출시해 가격 경쟁력과 이용자 확대를 꾀하고 있다. 아울러 향후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 역량과 기술 인프라를 통합하며 투자 효율성 제고와 데이터 기반 추천 시스템 고도화 등 전략적 시너지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된다.
스튜디오드래곤, <하츠코이 도그즈> 출연진 ⒸCJ NEWSROOM
드라마 <마물> Ⓒ일본 TV 아사히 홈페이지
콘텐츠 공동 제작도 한층 활발해지고 있다. 2025년 7월, CJ ENM 산하의 콘텐츠 제작사 스튜디오드래곤과 일본 방송사 TBS가 공동 기획·제작한 드라마 <하츠코이 도그즈>가 TBS를 통해 방영되며, 단순한 콘텐츠 수출을 넘어 현지 문화와 제작 시스템에 대한 이해를 갖춘 현지 제작사와의 합작 제작 모델이 주목받았다. JTBC스튜디오의 글로벌 제작 레이블인 SLL도 2025년 일본 TV아사히와 손잡고 드라마 <마물>을 공동 제작하며, 해외 시장 진출에 따른 리스크를 줄이는 동시에 현지에서의 브랜드 존재감을 확대하고 있다.
게임 업계 역시 인수·합병과 전략적 투자를 통해 글로벌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 있다. 새로운 성장 시장으로 인도를 주목해 온 크래프톤은 2025년에도 현지 게임 개발사 ‘노틸러스 모바일’을 인수하고, 핀테크 기업 ‘캐시프리 페이먼트’와 커뮤니티 플랫폼 ‘슈루’ 등 비게임 분야에도 투자를 확대했다. 이를 통해 크래프톤은 현지 이용자와의 접점을 넓히는 동시에, 지역별 시장 리스크를 분산하는 구조를 구축해 나가고 있다.
이처럼 국내 콘텐츠 기업들은 시장의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며, 생존을 넘어 미래를 주도하기 위한 새로운 기회를 끊임없이 만들어 가고 있다. 이러한 시도들이 축적되어, 위기를 넘어선 산업 전환의 흐름을 만들어내고 한국 콘텐츠 산업의 새로운 도약을 이룰 토대가 되기를 기대한다.
류승희 / 삼정KPMG 책임연구원
유현석(한국콘텐츠진흥원 원장직무대행)
한국콘텐츠진흥원
전라남도 나주시 교육길 35
T. 1566.1114 | www.kocca.kr
2025년 9월 29일
한국콘텐츠진흥원
콘텐츠산업정책연구센터 미래정책팀
플러스81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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