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잠했던 싱가포르 케이팝 음반 시장이 오랜만에 활기를 찾고 있다. RIAS 차트는 싱가포르에서 서비스되는 4대 음악 스트리밍 플랫폼 애플뮤직, 디저(Deezer), 케이케이박스(Kkbox), 스포티파이 상위 인기 곡을 기준으로 종합하여 순위를 산출하는 차트로, 세계적인 음악 트렌드 조사 및 모니터링 회사인 BMAT가 편집하는데, 3월 넷째 주 싱가포르 주간 케이팝 RIAS 차트는 다음과 같다. 오랜만에 10위 안으로 새롭게 그룹 트레져(Treasure)가 순위에 포함됐다. 트레져는 일본이 멤버 4명이 포함된 총 12인으로 구성된 그룹으로 2020년 YG 엔터네인먼트가 블랙핑크 이후 4년 만에 선보인 남성 그룹이다. 이들은 서바이벌 프로그램 보석함>을 통해 결성되어 싱가포르 사람들에게도 익숙한 그룹이다. 그 덕분인지 오랜만에 신곡 발표임에도 불구하고 싱가포르에도 10위권 안으로 차트가 진입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 싱가포르 3월 4주 차 RIAS Regional 음원차트

※ 출처 : 싱가포르 3월 넷째 주, https://www.rias.org.sg/rias-top-charts/

싱가포르에서는 트레저의 타이틀 곡인 ‘직진’보다 R&B 노래인 ‘다라리’가 더 인기가 있다. YG 엔터테인먼트 홈페이지의 곡 설명을 살펴보면 사랑에 빠져 나도 모르게 흥얼거리는 멜로디로 가득 찬 ‘다라리’는 트랩 리듬을 기반으로 신선하게 전개된다. 보사노바풍 기타, 이국적인 퍼커션, 청량한 마림바가 어우러져 개성있는 사운드를 연출하고, 멤버들이 번갈아 가며 내뱉는 ‘다라리’들이 리스너들을 매혹시킨다. 곡 설명처럼 직접 들어보았을 때, 쉬운 멜로디와 청량감있는 멜로디가 싱가포르 사람들이 좋아하는 스타일인 것을 알 수 있었다.

<보이그룹 트레저 – 출처: YG 엔터테인먼트>

그동안 YG 엔터테인먼트 출신 아이돌 소식이 잠잠하다 오랜만에 들려와 무척 반갑다. 그동안 한류를 끌어갈 수 있는 실력있는 가수들을 좀 더 능숙하게 길러낼 수 있는 대형기획사들의 활약이 잠잠했다고도 할 수 있다. 실력있는 아티스트들이 지속적으로 발굴되어야 한류 열풍이 뜨겁게 이어질 텐데, 방탄소년단에 이은 후배 가수는 여전히 부재한 듯하다. 그간 마련한 체계적인 대형기획사들의 시스템이 앞으로 좀 더 다양하고, 실력있는 아티스트를 키워내는 데 잘 사용되길 바라본다. 반가운 트레저의 활동이 길게 이어지고 그 인기가 이곳에서 더 커지길 응원한다.

아직은 얼어 붙어있는 음반 시장과는 반대로 영상 스트리밍 사이트인 넷플릭스에서는 한류 열풍이 거세게 불고 있다. 3월 넷째 주 싱가포르 넷플릭스 스트리밍 차트를 살펴보면 10위권 안에 무려 7개 콘텐츠가 한국 드라마인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싱가포르 3월 네 번째 주 넷플릭스 TV 스트리밍 순위 – 출처: TOP10 넷플릭스>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사내맞선(Business Proposal)’과 3위를 차지하고 있는 ‘스물다섯 스물하나(Twenty Five Twenty one)’, 4위를 차지하고 있는 ‘서른, 아홉(Thirty-Nine)’, 5위를 차지하고 있는 ‘기상청 사람들(Forecasting Love and Weather)’의 인기는 치솟고 있다.

<큰 인기를 끌고 있는 한국 드라마 – 출처 : 넷플릭스>

특별히 ‘사내맞선’의 경우 웹툰 원작으로 안효섭, 김세정 배우가 주연을 맡아 아름다운 로맨스를 만들어가는 내용이다. 이 웹툰 원작 드라마는 아시아 전역에서 드라마 1위뿐만 아니라 웹툰 거래액 1위를 동시 달성하고 있다.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 동시 공개된 후 아시아 전역 Top 10 안에 들면서 안효섭과 김세정이라는 배우들 또한 점차 그 영향력을 넓혀가고 있는 중이다. 이전에 한국 가수들이 인기 있었을 때에는 그들이 하는 패션, 사용하는 물건 등에 대한 파급력이 높았다. 반면, 한국 드라마에 대한 인기는 그 안에 나오는 한국문화, 지역, 장소, 음식, 배우들 등 더 넓고 다양한 산업에서의 한국문화를 전파시키고 있다.

이미 싱가포르 내에서는 많은 현지 친구들이 ‘사내 맞선’의 배우 안효섭에 대한 이야기, ‘스물 둘 스물 하나’의 김태리, 남주혁의 사랑 이야기와 ‘서른, 아홉’의 슬픈 스토리, ‘기상청 사람들’의 박민영에 대한 이야기 등으로 수다를 떠는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한국인인 통신원보다도 더 한국의 연예계와 배우들에 대해 잘 아는 싱가포르인들을 보면서 가슴 깊이 차오르는 애국심을 느끼고 있는 요즘이다. 싱가포르이지만 마치 한국에 있는 것 같은 요즘을 보내면서 다시 한번 문화의 힘을 느끼고 경험하고 있다. 이미 한국 드라마가 주류이자 대세 드라마로 자리잡은 것 같아 보이지만, 이런 상황들에 안주하지 않고 계속적으로 완성도 높은 드라마들이 제작되어 한국의 위상을 아시아를 넘어 전 세계 곳곳으로 더 크게 떨칠 수 있기를 바라본다.

통신원 정보

• • 성명 : 신보라[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싱가포르/싱가포르 통신원]
• • 약력 : 전) 싱가포르 Duke-NUS 의과 대학 박사후 연구원 현) 싱가포르 NUS Yong loo lin 의대 박사 후 연구원